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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어라, 진심으로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 1976년 스리랑카에서 태어나 6살에 캐나다로 건너온 이민자다. 아버지는 만성 실업 상태였고, 어머니는 가사 도우미에서 간호 조무사로 일하며 가계를 떠받쳤다.

소년의 첫 직장은 버거킹이었다. 벌어온 돈은 부모님의 버스 승차권으로 쓰였다.

그 소년이 2007년 페이스북에 합류해 사용자를 100만에서 10억 이상으로 키운 성장 책임자가 되고, 2011년 벤처펀드 소셜 캐피털을 세워 슬랙·박스 같은 회사에 투자하며 억만장자가 되기까지—그 사이에는 수치와 해방, 거대한 성공과 뼈저린 실패가 있었다.

올해 50이 된 그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인터뷰와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풀어놓은 이야기들. 30년 만에 깨달았다는 그 통찰들 중 독자들이 가장 귀 기울일 만한 부분만 추려냈다.


팁의 철학 — 리뷰보다 돈이 낫다

질문자: 당신은 팁을 줄 때 굉장히 관대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차마스: 저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돈은 우리 가족 안에서 엄청난 압박과 긴장의 원인이었어요. 아버지는 우울증에 빠져 술을 마셨고, 어머니는 가사 도우미로 하루하루를 버텼죠. 그러다 어느 순간 ‘돈이 정말 중요한가, 중요하지 않은가’ 묻게 되는 시점이 왔습니다.

식당에 가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저와 같은 갈색 피부의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며 아름다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보여요. 저는 옐프 리뷰 대신 팁을 씁니다. 옐프 리뷰로는 아이들 밥을 살 수 없으니까요. 300, 400달러짜리 계산서에 500달러, 1,000달러 팁을 적고 나오면, 40달러쯤 예상했던 그들이 제가 적어 둔 숫자를 보고 밖으로 뛰어 나오기도 합니다.

익명으로 이렇게 베풀 수 있다는 것—그것은 제게 큰 선물입니다. 저는 이 일을 사랑해요.

Screenshot: 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YouTube

그가 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내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른 사람들도 솔직해질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싶기 때문.” 돈의 압박 속에서 자란 사람이 돈의 가장 따뜻한 용도를 먼저 발견한다는 것. 그것이 이 남자의 출발점이다.


돈은 도구다, 그리고 빚은 족쇄다

질문자: 가난 속에서 자랐는데도 돈을 탐내지 않게 된 것이 놀랍습니다. 어떻게 그런 관점을 갖게 됐나요?

차마스: 버거킹에서 일한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부유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내 삶이다, 어쩔 수 없다’라고 받아들이는 해방의 순간이 왔습니다. 수용하는 순간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보이기 시작했죠.

그 후 오타와의 통신 스타트업에서 테리 매슈스라는 억만장자 밑에서 일했습니다. 저는 억만장자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는 부(富)를 ‘과시’가 아니라 ‘변화’를 위해 썼습니다. 그에게 돈은 ‘변화의 수단(instrument of change)’이었어요. 저는 그를 복제하고 싶었습니다.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은 제가 본 훌륭한 것들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에요.

그가 인생에서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경계로 꼽는 것이 바로 ‘빚’이다. 빚이 생기면 사람은 시야가 단기 현금흐름으로 줄어들고, 새로운 기회보다 ‘이자 갚기’가 우선순위가 된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경제적 자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선택의 자유’를 잃는 것이다. 빚이 없다는 건 단순히 마이너스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옵션을 쥐고 있다는 의미다.


돈을 벌어라, 진심으로

질문자: 미래의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차마스: 돈을 버세요(Get the money). 진심입니다. 자본은 어차피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할당될 거예요. 여러분의 관점이 중요하다면, 그 관점을 세상에 반영하기 위해 자본을 확보할 도덕적 의무가 있습니다. “돈은 나쁜 것”이라는 식의 헛소리에 빠지지 마세요. 자본이 없으면 당신의 의견은 무관해지지만, 자본이 있으면 강력해집니다. 단, 그 과정에서 도덕적 나침반을 잃지 마십시오.

그리고 젊고 야심이 있다면, 첫 번째로 중요한 건 ‘물고기가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테크라면 실리콘밸리, 금융이라면 뉴욕이나 런던, 정치라면 워싱턴 DC죠. 두 번째는 보상에 최적화하지 말라는 거예요. 기회에 최적화하세요.

그는 보상(compensation)이 아닌 기회(opportunity)에 최적화하라고 거듭 강조한다. 당신보다 똑똑한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열리고 그것이 로켓처럼 보인다면, 그냥 올라타서 꽉 잡으라고. 연봉 몇백 더 받는 것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과 부딪히며 배울 수 있는 환경을 택하라는 것. 워라밸 같은 이야기에는 “무슨 뜻인지조차 모르겠다”고 잘라 말한다. 일이 삶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 일이 곧 삶의 일부가 되는 지점을 찾으라는 게 그의 답이다.


고통을 피하지 마라, 연료로 삼아라

질문자: 당신의 메시지에는 유독 ‘고통’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왜 그렇게 고통을 강조하나요?

차마스: 편안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훌륭한 인간이 될 수는 있어도, 위대한 창업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의 결핍과 원망, 고통이야말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기제예요. 고통에 익숙한 사람만이 이 시스템이 요구하는 극한의 자기 단련을 견디며 전진할 수 있습니다.

쥐 실험 이야기를 해볼까요. 큰 물통에 쥐를 넣으면 평균 4분 만에 익사합니다. 그런데 익사 직전에 한 번 건져내 몸을 말려주고 다시 넣으면, 같은 쥐가 평균 60시간을 버팁니다. 4분과 60시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나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단 한 번의 경험입니다. 그것이 회복탄력성을 완전히 재정의하는 거예요.

Screenshot: Chamath Palihapitiya YouTube

다만 그는 이 ‘단련’을 무한정 미화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모든 성취·부·성장은 결국 건강이라는 인프라 위에서만 의미가 있다. 잠을 7시간 이상 자는 날이 일주일에 며칠인지, 땀 한 번 제대로 흘리는 날이 며칠인지, 1년에 한 번은 몸 상태를 숫자로 확인하는지. 몸이 무너지면 도전도 배움도 정직도 다 실행 불가능해진다. 고통은 연료지만, 건강은 엔진이다.


오만한 게 낫다

질문자: 당신은 종종 너무 단정적이고 거칠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그게 의도된 것입니까?

차마스: 고분고분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은 세상을 뒤흔드는 성취를 거두지 못합니다. 거대한 성공은 자신을 몰아붙이는 그릿(grit)과 타협하지 않는 오만함을 지닌 자들의 전유물이에요. 사회적 통념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자만이 시스템의 정점에 오를 수 있습니다.

질문자: 그렇다면 ‘지위(status)’에 대한 욕망도 그 연료가 됩니까?

차마스: 아니요, 정반대입니다. 지위는 사회가 사람을 조종하려고 만든 가짜 게임판이에요. 어떤 명단, 클럽, 타이틀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는 그 기준을 만든 사람들에게 조종당하기 시작합니다. 저도 디렉터가 되면 부사장, 부사장이 되면 수석 부사장, 그다음엔 더 많은 지분을 원했어요. 전부 멍청한 목표들이었습니다. 그 목표들이 제 핵심인 제 자신으로부터 저를 멀어지게 만들었어요. 저를 제 캐리커처로 만든 거죠. 지위는 남이 주는 것이고, 실력과 자산과 평판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오만하되 지위를 좇지는 말라. 모순처럼 들리지만 그의 논리는 일관된다. 외부의 인정 체계(지위)를 거부하는 배짱이야말로 그가 말하는 오만함의 본질이다. 남의 게임판을 떠날 용기.


멈추지 마라 —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 헌신하라

질문자: 50대에 접어들며 가장 크게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요?

차마스: 깨닫는 데 30년이 걸린 게 하나 있어요. 당신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인생을 여러 ‘목표’로 구성하죠. 그런데 목표의 문제는, 어느 정도 달성하고 나면 “이제 해냈다”라고 멈추게 된다는 거예요. 저는 “이제 멈출 때다”라고 말할 만큼 가치 있는 목표란 세상에 없다고 봅니다.

제가 우러러보던 사람들 중 다수가 이제 현장에 없어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워런 버핏을 보세요. 95세인데 이제야 겨우 반걸음 물러나고 있어요. 찰리 멍거는 거의 일하다가 세상을 떠났고요. 그런 사람들은 특정 목표에 헌신한 게 아닙니다. 배우고,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흥미로운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과정’에 헌신한 거예요. 그 과정이 그들을 예리하고 활기차게 유지해 줍니다.

Screenshot: Chamath Palihapitiya YouTube

그래서 그는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라고 권한다. 나이보다 더 위험한 건, 머릿속 생각의 틀이 옛날에 멈춰 더 이상 갱신되지 않는 상태라는 것. 젊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종종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내가 아직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거대한 목표 하나를 향해 질주하는 삶이 아니라, 매일의 만족이 루틴에서 나오는 삶. 단골 식당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꽤 괜찮은 삶의 단면이라고 그는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베팅 — 배우자

질문자: 30년의 경험에서 단 하나, 가장 중요한 교훈을 꼽는다면요?

차마스: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의 교훈은, 자신의 뒤를 100% 지켜줄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정말, 정말 결정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완전히, 정말 완전히 정직해지는 것뿐이에요.

저는 많은 것을 공유했지만 모든 것을 공유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가족 안에서 배운 방식이 그랬거든요. 하지만 이 교훈을 배우지 못하면 나중에 반드시 뼈저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저는 이혼을 겪었고, 그 고통은 가족의 죽음과도 같았어요. 무엇이 결핍됐는지 이제는 압니다. ‘완전하고, 날것 그대로이며, 걸러지지 않은 순수한 정직함’이었습니다.

상황이 좋을 때 함께 축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상황이 나쁠 때 그것을 당당히 지적하고 이름붙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걸 못 했어요. 두 번째 결혼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제 그것을 찾은 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관계에 있어서 배우자는 당신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그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은 비즈니스 파트너만큼—아니, 그보다 훨씬 더—결정적이에요.

평생 남의 게임판을 거부하며 자기 베팅만 고집한 사람이다. 남들이 비웃을 때 걸고, 논란의 한복판에서 수익을 건졌다. 그런 그가 인생 최대의 베팅으로 꼽은 것은 주식도, 스타트업도 아니었다. 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뒤를 100% 지켜줄, 단 한 사람.

“곁에 둘 사람을 잘 고르고, 그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기지 말라.”

한 번 모든 것을 잃고서야 배운 값이다.


글. 이승은 (Eunice Lee) / InnerView. No.19 2026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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